사는 이야기

어머니 본문

삼시세끼

어머니

nb12 2007. 4. 21. 23:4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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항상 마음 속에 묻고 사는 이름이 있었습니다.

어머니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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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을 할 때는

잠시 손을 놓게 됐고

책을 볼 때면

잠시 책을 덮게 되는 이름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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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에

항상 있어

언제라도 불현듯 떠오르던 이름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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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

그분을 영영 떠나 보냅니다.

언젠가는

불현듯 찾아오는 날일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.

그리고

그날을 무섭고 겁내 했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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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떻게 장래를 치루었는지는

잘 생각나지 않습니다.

돌아가시는 마지막 모습도

전혀 생전과는 다를바 없었습니다.

한참을 울었지만은

현실감은 없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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삼오제를 지내기 위해

어머니 무덤을 찾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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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족이 없어

더욱 쓸쓸합니다.

아버지는 18년 만에

어머니와 한집을

다시 얻게 되었는지 모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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진달래 개나리가

피어서 지는 봄입니다.

돌아오는 휴계실에는

온통 아이들로 잔치를 벌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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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군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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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학여행의 계절입니다.

흥분된 듯이 떠드는 아이들이

휴계실 전체를 차지하고 앉아

김밥이며 빵에 음료수를 먹고 마시고 하고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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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상병 시인의

'귀천' 의 한 구절이 생각 났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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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름다운 이 세상

소풍 끝내는 날,

가서,
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……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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호수공원의 벗꽃은 이제
막 떨어지기 시작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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피어날때도 물론 곱고 이쁘지만
바람부는날
벛꽃의 흩날림을 본다면
정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.

사람도
사라져 갈때 아름다워야 겠지요
저희 어머니가 그랬습니다.
그래서
'미안해요' '고마워요' 라는 말 밖에는
나오지 않았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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봄은 시작 되어 피우기 시작하는데
저는 어머님을 보냅니다.

뭔가를 잊어버린듯한
날들이 계속되어
겁이 나기도 합니다.

시간이 지나면
모두
채워질 것들이라지만

빚처럼
남아 있는
가슴한켠에는
텅빈 공간이머물러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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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고마운 사람들이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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형제가 없고
한국에는
친구마져도 별로 남질 않았고.
우리 세대가
모두 그런듯이 느끼며
이시기를
숨죽이며 지내고 있지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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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머니를 떠나 보낼 날이
현실이될 수 있다는 가정이
제겐
제일 무섭고 두려운 일 이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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학창시절
기어코 찾아 오는
시험이 그랬듯이

이제 저는 그 시험을 치렀습니다.
학교시험은
결과를 무시하고라도 홀가분 하곤 했는데.

어머니의 죽음은
보내는 것 보다
남기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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위로와

격려를 보내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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열심히 살아야 겠지요
그리고
바르게 살아야 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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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 . . . 귀 천 .....

천 상 병

나 하늘로 돌아가리라

새벽 빛 와 다으면 스러지는

이슬 더불어 손에손을 잡고

나하늘로 돌아가리라



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

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면은,



나 하늘로 돌아가리라

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,

가서,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……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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